아.. 그냥 혼잣말이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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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사진과 이야기

미숙함의 저녁

비전문 전문가 2024. 11. 9. 20:30

Berlin, 2018

 

바람이 불길래 흔들렸다. 가지가 위태롭고 잎이 날렸다.

그렇기 때문에 어리숙함의 오후도 미숙함의 저녁도 모두 내 것이었다.


 

불현듯 나의 수많았던 숨들에 대하여 편치 않은 까닭은

그간 나에게 먼저 안겨왔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찰나의 어긋남으로 놓아버린 것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쩌다 보니 영영 잃게 된 것은 누구였고, 무엇이었는지

나는 가늠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심해 속에 눈 한번 뜨지 못한 채 다만

육체만이 허위허위 바빴을 뿐이다

 

어쩌다 한 번쯤은 그 움직임이 고장 난 시계가 하루에 두 번은 맞듯이 봐줄만했을 것이고

그 밖의 대부분은 고약하고 미숙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오랜 시간을 어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