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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냥 혼잣말이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적지 않는 생각들은 흩어진다적지 않은 생각들은 흩어진다적지 않는 생각들은 흩어진다 적지 않은 지난 사계절은 어디로 흩어져 날아갈까 적지 않아도 그 가치를 알아서 고스란히 안고 갈 수 있다면적지 않았다고 그새 다 잊어버리고 그럴 가치가 없었다고 착각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러나적지 않는 생각들은 흩어진다
나는 불안하다. 생활패턴이 불안하다거나 인간관계가 불안하다거나 경제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이 아니고. 나는 내가 불안하다. 나는 늘상 불안한 사람이었다. 눈앞에 극심한 시련이 닥친 것도 아닌 일상에서도 마음은 편치 못해서 진동하고 있었다. 왜? 이유는 한번도 찾아 낸 적이 없었다. 누가 그랬는데, 모든 것의 해답은 시작점에 있다고. 이 불안도 시작점을 알면 나를 더 이해하고 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된다. 육지동물은 발을 땅에 붙이고 살고 식물은 뿌리를 내려 산다. 대부분의 해양동물은 각자의 방법대로 헤엄치며 사는데. 그런 생물체가 떠오른다. 헤엄치는 신체일부도 없이, 뿌리도 없이 그저 해류에 몸을 맡겨서 둥둥 떠다니며 사는 생물체. 나는 이따금씩 내가 그런 존재로 이 세상을 부유하는 것만 같다. 그렇..
나는 살고있다. 흠 그보다 나는 살아지고 있다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길 모양이 바뀌면 바뀌는대로 음표를 주워먹는 리듬게임처럼 나는 살아지고있다. 생각이 너무 많고 그렇기에 그 중 하나를 붙잡지 못하고 다 방생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나에게 저절로 오는 것들에 곁을 허락한다. 나만 이렇게 사는걸까? 내가 보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끔가다 하나에 꽂혀서 오래도록 그것을 연마해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 같다. 출근시간 회사 단지 앞 사거리에서 긴머리를 날리며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이름모를 그 남자. 그 남자도 언젠가 보드에 꽂혀서 매일같이 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 사랑하게 된 나머지 출근길마다 보드를 타는 것이겠지. 또 누가 있을까. 처음부터 글을 좋아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 좋아 글 쓰는 ..
얼렁뚱땅 신입사원이 된 지 벌써 3달이 돼간다. 그간 새로운 삶을 살아냈기에 매일은 아니어도 꽤나 꾸준히 일기 비슷한 것을 서랍에 적어왔는데 요즘은 통 쓰질 못했다. 아이고 불만스러워라. 왜 그런가 하면 요즘 나는 정말로 일에 치여 살기 때문이다. 내가 일을 하는 건지 일이 나를 굴리는 건지 이제 분간도 안된다. 가장 자주 하는 말이라 함은 개피곤하다, 아이고 어깨야, 죽것다, 다음 주엔 진짜 죽것다, 같은 것들이다. 건축설계 일이 다 그렇겠지마는 특히나 우리 회사는 자주 사람을 넉다운 시킨다. 나는 원체 나만의 시간이나 여유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 야근이 잦을 때나 주말 출근이 이어질 때면 굉장히 심통이 난다. 입이 댓 발 나오는 것이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감정 기복이 심해짐을 느낀다. 회사 사람들은..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엉키고 꼬이다가 끊어지기를 반복하는 나는 글을 자주 쓰지 못한다. 어쩌면 다 다른 생각들이 드문드문 고개를 들었다 감추고 휘발해버리기 때문에? 가끔 판단해보려 한다. 성인형 ADHD의 증상들을 읽어보면서 내가 해당되지는 않는지. 너무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날아가버리는 내 머리 속에 말들은 내가 따라가잡지 못한다. 악 나는 이렇게 무거운 느낌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데 글은 자꾸만 그렇게 쓰인다. 이상하다. 내 행동양식이 스스로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기억력이 나쁜건지 주의력이 결핍된 건지 분간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무언가를 온전히 기억해두거나 담아두는 일에 소질이 없다. 그저 순간 순간 새로운 감정이나 생각이 퍼뜩거리고. 그래서 나는 그런 나를 어떤 형태를 가진 틀에 담으려 ..
가을의 입문이 채 와닿기도 전에남모르게 떨어진 낙엽으로 느닷없이 져버린 당신을선도 색도 희미해져버린 저 오래된 기억속에서만 자꾸만 꺼내어봤어요 죽이지말고 살리라고, 주름진 울음으로 말을 하는 소리 당신이 베란다 한켠에서 일구어놨던 화단을죽이지 말고 살리려고매일 물을 주게 된 작은 키의 아이 그 아이의 시선을 벌어진 입모양을
나는 지나간 시간을 사랑하는 일을 한다.그때의 사람들이 주고받던 짙은 문장들과 맨몸으로 불사 지른 음악들, 영혼으로 깎아 만드는 예술들. 오늘부터는, 지금부터는 새로 맞이할 수 없는 것들이다.그들이 찬란한 이유는 거기에 있을까, 아니면 정말로 오직 그들만이 찬란했던 탓일까.나는 종종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매번 확신에 이른다.그들이 찬란했다. 기계가 관여하지 않던 생음악을 만들고 남의 것을 무분별히 모방하기 전에 각자의 고민을 무던히 쌓아 만들 수 있었던 사람들. 껍데기 치장이 없던 진짜의 것들. 정제된 부분이라고는 없이 터져 나와버린 진짜의 것들. 불균형한 무력감 대신 하나의 고단함 아래에서 일사분란히 돌파구를 찾아가던 팽창의 에너지, 그 응축되어있다 활활 타오르던 20세기의 정열을 찬미한다.시대의 풍..
Er muss sein! 내가 정한 틀이나 공식 안에서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나를 발견한다.나에게 가장 급선무인 일이다. 그것을 부수고 나오는 일. 오래도록 유일하게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술이란 것에 대한 융통성 없는 고집이나 예술에 대한 아집을 해체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미술에 큰 포부가 없다, 예술에 일가견 또한 없다. 이 두 문장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렇게도 그간 힘들었다. 나는 어쩌면 너무나 많은 것들에 관심을 가졌고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의 결심이 달랐던 적이 많음을 안다. 스스로 하는 거짓말조차 내버리고 나와 대면해보자면 나는 예술에 도취되도록 사랑한 적이 없다. 그보다는 나 자신에게 그런 예술을 덧대고 입혀보고 싶었던 알량한 욕심이었다. 항상 인지해왔던 것 같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