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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면 잼얘가 되는 것들

서양의 사주와 다름없는 ‘별자리’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동양에서 사주를 공공연하게 믿는것 처럼, 서양은 별자리를 그런식으로 믿고 있는걸 보고 신기했었던 적이 있다.

(독일에 있을때, 독일 여자애가 대화하다가 대뜸 나의 별자리를 물어보았는데, 내가 '별자리?ㅋㅋ' 이런 반응을 하니

그 애가 안그래도 큰 두 눈을 더 크게 뜨면서 "별자리는 과학이야!" 라고 했던게 생각남..)

 

그 이후로도 나는 별자리 운세같은건.. 띠별운세 이런거랑 다름 없게 느껴졌는데,

어느 날 게리 골드슈나이더의 '내 별자리의 비밀언어'라는 저서를 살짝 접하고 생각보다 세분화 되어있는 내용이라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음.. 

(나는 별자리는 12개가 다 인줄 알았는데, 별자리 하나마다 주간이 4가지로 나눠있어서 총 48개의 주간이 있었답니다라락) 

 

 

별자리 운세와 다르게 '별자리' 자체는 천문학의 일종이라는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인거 같긴함)

물론 별자리 운세는 점성술입니다~ ㅎㅎ

 

- '별자리'에 대하여

전통적으로 전해내려오는 별자리도 많고, 누구나 새로운 별자리를 자기 마음대로 그려 볼 수도 있다. 서양에서는 황도 12궁을 필두로 고대 아라비아이집트그리스 등의 지방에서 전래하는 것들이 많다. 동양의 경우 고대 중국의 3원 28수 체계가 있다.

그러나 현대 천문학에서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북두칠성 등의 전통적인 별자리들은 성군(星群, asterism)으로 분류하며, "별자리"라고 함은 상상의 선으로 이어놓은 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 별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학계에서 합의된 별자리는 88개가 있는데, 하늘(천구)을 88개(뱀자리의 머리부분과 꼬리부분을 따로 치면 89개) 조각으로 나누어 놓고 그 조각이 차지하는 공간 전체를 별자리라고 부르는 것이다. 성좌(星座, constellation)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천구를 88조각으로 나누어 놓았기에 하늘에 있는 모든 것, 즉 태양계를 제외한 모든 천체는 특정 별자리에 소속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별자리는 관측자가 특정 별들을 빨리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간편한 주소처럼 사용될 수 있다. 가령 '오늘 밤 붉은 달이 XX시에 XX자리에서 관측된다'고 말하는 식. 물론 지구와 가까운 태양계 천체의 경우 겉보기 운행속도가 다른 별들에 비해 월등히 빠르므로 소속 별자리가 수시로 변화한다. 토성보다 먼 태양계 천체의 경우는 변하긴 하나 아주 장기간 지속해서 관찰하는 경우 아니라면 웬만해서 안 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별자리 개념을 잘 모르기 때문에 네이버 지식인을 보면 오개념에서 비롯된 질문들이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밤하늘 별 사진을 찍어놓고 여기에 별자리가 있느냐고 질문하는 것이다. 하늘의 모든 것은 별자리에 속해 있으니 어디를 찍어도 별자리는 있다. 또는 별자리에 있는 별들의 선을 잇는 방법이 다르게 되어 있는 것 중 어느 것이 맞느냐고 질문하는 것이다. 별을 선으로 잇는 방법은 맞고 틀림이 없다. 한 별자리와 다른 별자리의 경계가 중요한 것이다.

최초의 별자리는 약 5000년 전 바빌로니아인들이 제정한 뒤, 기원전 3000년경에 태양이 지나가는 별자리들인 황도 12궁이 만들어지고 고대 이집트에서도 별자리가 기록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리스로 전해져 그리스의 영웅들을 기리는 별자리가 만들어졌으며, 그 후에도 수세기 동안 학자들이 새 별자리를 만들고 명칭을 붙여서 현재는 국제천문연맹 공인 88개의 별자리가 있다. 별자리 경계는 1875년의 분점 위치를 기준으로 한 적도좌표계에 기반하여 정해졌기 때문에, 세차운동으로 인해 분점 위치가 이동한 현재의 분점을 기준으로 한 적도좌표계에서는 시간권과 별자리 경계가 조금씩 어긋난다.

고대인들의 상상력이 총동원된 것들로써 잘 봐 줘도 장어처럼 보이는 길쭉한 별자리를 물고기 두 마리가 튀어오르는 모습이라면서 물고기자리라고 하는 등 현대인의 감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게다가 현대에 들어 별자리의 개념을 새롭게 쓰면서 축소되거나 잘려나간 별자리들이 많아지는 바람에 더더욱 모양을 제대로 보기 힘들다. 예를 들어 고대에는 별자리들이 일부 별을 같이 쓰기도 했었는데, 천칭자리의 일부는 전갈자리의 집게발도 되었지만 지금은 잘려나갔다. 아예 사라진 별자리도 있는데, 아르고자리가 대표적으로 너무나 커다란 별자리였기에 용골자리, 나침반자리, 돛자리, 고물자리 4개로 분리되었다.

고대인들은 별자리의 움직임이 인간 개개인의 삶과 죽음에 연관이 되어 있을 거라 여겼다. 별을 사후세계나 신계의 일면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대한 사람의 탄생이나 죽음의 일화에 별이 언급되거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포함한 많은 문화권에서 '뜻깊은 일을 하거나 간절한 소망이 있는 자는 신들이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준다'는 신앙이 엿보인다. 중근세까지 점성술이 큰 영향력을 가졌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별자리는 독일의 천문학자인 요한 바이어가 만든 바이어 명명법에 따라 그리스 문자를 이용해 밝기 순으로 부호를 매겼다. 다만 무조건 밝기 순서대로 명명된것은 아니라서 88개의 별자리중 30개의 별자리는 가장 밝은 별이 α성이 아니다. 또한 이중에서도 4개 별자리는 α성이 없는데 원래 있던 별자리에서 분리되어 새로 부호를 받지 못했거나(고물자리돛자리), 다른 별자리에 빼앗기거나(직각자자리), 처음부터 부호를 받지 못한 경우(작은사자자리)가 있다.

오늘날에도 별자리가 가장 중시되는 분야는 역시 항해. 지표로 삼을 만한 것이 전무하다시피 한 대양 한복판에서 별자리는 방향 및 위도 측정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실제로 천문 관측 기구인 육분의는 항해에서도 필수품이며, 이를 반영하듯 고물자리돛자리용골자리육분의자리팔분의자리직각자자리나침반자리시계자리 등 선박 및 항해술과 관련된 도구의 이름이 붙은 별자리들이 많다. 정확한 시계와 달력, 그리고 별자리 만으로도 경도를 알아낼 수 있었고, GPS가 없던 시절 별자리를 이용해서 현재 위치를 측정해 방향을 잡아야 했다.

천문학적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임의로 정한 체계이기 때문에 대학 학부 이상 수준의 천문학 교육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더욱이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별자리 이름은 라틴어 명칭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매우 난해해서, 굳이 별자리 이름을 일일이 외우는 천문학자는 거의 없다. 다만 전술된 바이어 명명법이나 변광성 명명법을 비롯해 별자리를 기준으로 명칭을 부여하는 천체 명명법이 일부 존재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명명법을 이해하기 위해 별자리가 어떤 형태의 체계인지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같은 별자리라고 해도 각각의 별은 서로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의 거리가 넘사벽으로 차이가 난다. 북두칠성의 미자르는 지구와 80광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알카이드는 101광년 떨어져 있다. 많은 소프트 SF 작품들이 오류를 내는 것 중 하나.

동양권(중국 기원)의 별자리는 현재의 천구 개념을 만들고 천구의 북극과 적도를 기준으로 삼아 기하학적인 공간 안에 별들이 위치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주나라 시절 기준이라 세차운동때문에 지금은 극, 적도와 안맞는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체계중엔 12지를 대입하여 현대 별자리와 같은 구획개념의 별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서삼동 무덤 별자리 등 고대 별자리에 대한 기록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